날나리 참여연대회원으로 홈페이지조차 접속을 못할 정도로 여유가 없이 지내는 사람이 나 뿐일까? 하루를 마치며 겨우 뉴스의 제목만 읽고 잠에 드는 것이 나만의 일일까? 그런 의문이 가끔 들기도 하지만 결국은 모든 것이 나의 치열하지 못한 생활 탓이리라.
심한 독감에 걸려서 오후 근무 열외를 비공식적으로 허락받고 참여연대홈페이지에 접속해보니 ‘2012 한국사회개혁과제’가 올라와 있다. 모두 읽고 싶었지만 시간, 신체여건상(?) 가장 관심이 가는 ‘검찰 개혁과 검찰의 민주적 통제 강화’만을 읽었다.
그 중에 오랫만에 등장한 ‘검사장 직선제’에 대하여 인터넷검색을 하다보니 보수언론의 무대뽀정신, 일단 우기자는 태도에 웃음이 나와 한마디 해야겠다.
문화일보의 2012. 1. 16.자 사설을 보니 검찰개혁을 노무현 전대통령과 한명숙 전총리의 개인적 원한에 의한 한풀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이어서 ‘중수부폐지와 공수처 신설은 일각에서 줄기차게 거론대온 대안’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문화일보에서 잘 알고 있듯이 검찰개혁은 노 전대통령과 한 전총리의 사건 이전부터 제기되어온 국민의 염원이었다. 두분의 개인적 원한이 아닌 이젠 지겹기 까지한 주제인 것이다.
게다가 중수부 폐지나 공수처 신설은 논의할 수 있는 주제이나 검사장 직선제는 ‘뉴 브랜드’이며 헌법을 거스르는 월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아픈 와중에 검사장 직선제가 뉴브랜드인지 찾아보았다.
국민일보 2001. 1. 2.자 [21세기 희망을 가꾸자] ‘홀로서기’ 원하는 검찰이라는 기사를 보면 ‘검찰내부에서 주로 거론되는 것이 총장 직선제’나 ‘검찰총장을 전체 검사회의에서 직접 선출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쓰여있다. 덧붙여 검사회의 직선제를 주장하는 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직선 검찰총장의 경우 정치권은 물론 어느 기관의 간섭도 없이 오로지 공익의 대변자로 자신을 뽑아 준 전체 검사의 명예를 위해 엄정한 법집행을 할 수 있을 것’ 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벌써 10년 전 일임에도 뉴브랜드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니 10년 동안 전혀 변한 것이 없다는 반증이 아닐까?
조금 귀찮지만 헌법 부분에 대하여 찾아보았다.
대한민국 헌법 제89조에는 국무회의 심의사항으로 ‘검찰총장·합동참모의장·각군 참모총장· 국립대학교총장·대사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과 국영기업체관리자의 임명’을 규정하고 있다.
어라? 국립대학교총장이 있네. 그렇다. 현재 국립대학교 총장은 국무회의의 심의사항임에도 직선제를 하고 있다. 물론 올해 폐지하겠다고 교육과학부에서 공언하고 있지만... 게다가 헌법개정안, 국민투표안, 예산안, 결산안 역시 국무회의의 심의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무회의에서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한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국무회의에서 심의하는 사항은 국민이 정한 사항을 민주적 절차에 따라 행정부에서 집행하는 방법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결정을 하고, 임명을 하는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로마의 원로원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문화일보의 아래 세가지 가정이 모두 잘못된 것임이 틀림없다
첫째, 검찰개혁은 노무현 전대통령과 한명숙 전총리 사건으로 인한 야당의 한풀이이다.
둘째, 검사장 직선제는 뉴브랜드이다
셋째, 검사장 직선제는 헌법을 거스르는 월권이다.
동아일보의 2012. 1. 17.자 사설에는 ‘검사장 직선제는 개헌을 해야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중수부 폐지나 공수처 신설은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다’라며 지난 검찰개혁 논의수준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다시?
그런 다음 검찰은 외풍에 흔들리지 말라고 격려하면서 사설을 마친다.
그렇다면 궁금증이 커진다. 그들은 왜 유독, 검사장 직선제에 대하여 격렬하게 반대하는가?
먼저 이진영 간사님의 댓글 잘 읽었습니다.
감기몸살은 깨끗이 나앗습니다. 감사합니다.
‘코끼리 다리 만지면서 아는 척 하는 게 아닌가?’하는 걱정이 있지만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특수수사청 등)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 이유가 궁금하군요. 문외한이라 뭐라지 마시고,,,평범한 시민의 궁금증입니다.
헌법에 감사원이나 선관위처럼 고비처도 넣어야 한다는 말인지, 아니면 영장신청은 검사가 하도록 헌법에 규정되어있으니 고비처 수사관이 영장을 신청하게 되면 위헌이라는 말인지 또는 다른 이유가 있는지.
행정각부도 법률로 규정하는데 각 부보다 작은 조직을 헌법에 넣을 필요는 전혀 없을 것 같으니 그건 아닐 것 같고요, 영장신청이야 대검에 영장신청검사를 지정하여 형식적인 통과경로를 만들면 문제가 없는 것 같으니 그것도 문제가 안될 것 같습니다. 단지, 수사관의 명칭을 특별검사로 칭해놓고 독자적으로 영장을 신청하면 그게 헌법위반이냐 아니냐의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그것도 헌법위반은 아닐 것 같습니다.
검사는 통상 변호사 자격증 취득하고 검찰청에 임용되면 검사인데 변호사 자격이 있느냐가 중요하지 어디에서 처음 근무하냐가 검사이냐 아니냐의 기준일 수 없겠지요. 검사의 자격이 헌법에 있는 것도 아니고 검사는 일반적으로 검사라 불리는 권한이 있느냐 아니냐가 검사이냐 아니냐의 기준일 것이고 권한의 부여는 현재 검찰청법에만 있겠죠. 고비처법이든 특수수사청법이든 그것이 우선되는 특별법이니 그곳에 검사와 동일한 권한을 규정하면 된다고 봅니다. 확실하게 하려면 이를테면 ‘특별검사는 영장신청에 있어 다른 법률상의 검사로 본다’를 넣는다든지...
예리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참여연대나 기존 발의법안들을 보면, 공수처가 독립기구로 되어 있습니다. 이는 검찰이나 행정권력(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으로부터 독립적인 기구를 구상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그 독립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긴 하지만 국가인권위와 같은 구조를 생각한 것이죠. 문제가 되는 기구의 수장(처장이 되겠죠)의 임명권 역시 국회 등으로 분산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주로 문제를 제기해왔고요.
그 외에도 지난 국회 특별수사청 논의 등을 보면 수사대상을 일부 공직자에 한정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주장도 나왔고요.
사실 어떤 주장에 대한 가장 흔한 반론 중 하나가 위헌시비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검찰은 대검 중수부 폐지에 대해서도 '위헌'이라고 주장했지요.^^
앞으로 저희가 검사장 직선제 논의를 본격화하고자 하는데요. 중요한 건 국민들의 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한겨레에서 백혜련 변호사(전 대구지검 검사)는 '검찰개혁 첫 단추는 대검중수부 폐지'라는 기고에서 다음과 같이 쎘네요;
"무엇보다 대검중수부 폐지는 새로운 기구의 제정이나 후속 법규의 개정 등이 필요치 않고 국회의 '검찰청법' 개정만으로 그 결과를 손쉽게 도출할 수 있기 때문에 검찰개혁의 시발점으로 삼기에 매우 적절하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또한 대검중수부가 폐지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권력형 비리사건 수사의 공백을 없애고 검찰권력을 견제함과 동시에 더 철저한 권력형 비리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대검중수부 폐지와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검찰개혁 과제다."
지난 정권 시절 공비처 신설에 대한 참여연대의 안은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백혜련변호사는 더 두고봐야 하는 인물입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서민적이고 따뜻한 검사로 홍보의 전면에 내세웠던, 어찌보면 검찰의 모순을 가리는 전면에 나섰던 분이지요. 그분이 대학때 운동권이었던, 배우자가 시민운동가이던 그분의 말과 행동만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그분은 언제나 검찰에 무한한 애정을 수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그분의 사직의 변을 읽다가 검찰총장이나 법무부장관 취임사를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검찰이 한쪽으로 치우친 점은 없었는지, 검찰의 기준과 상황판단이 시대흐름에 뒤쳐져 정당성을 상실하게 된 점은 없었는지, 절차상 공정성 문제는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소통하지 못하는 조직은 구성원의 지지를 받을 수 없고 결국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한 채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할 것"
언론에서는 검찰에 쓴소리를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지만 그들이 행사 때마다 늘상 하는 이야기입니다. 전혀 신선감이 없는 새해 덕담같은 말입니다.
최근 기사에서 백변호사는 중수부폐지가 의회에서 검찰청법을 개정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니 그것부터 하자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검찰청법에는 중수부란 단어도 없거니와 대검조직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되어있습니다. 의회에 보내주면 검찰개혁하겠다는 의도로 말한 것인지... 우리나라는 정부부처 몇 개는 쉽게 없애도 일개 청인 검찰청의 일개 부인 중수부도 못없애는 신기한 나라인데 그 이유는 백변호사가 더 잘 알것입니다.
아무튼 중수부폐지를 여야가 합의해도, 공수처와 특수수사청 법률안이 4개나 국회에 계류중이어도 꿈쩍도 안하는데... 다시 사개특위 열고 논의하고 법률안 내고 검찰반발(사실은 위협이 적절한 단어일 겁니다)에 없던 일 되고...
유리한 상황에는 큰 그림으로 접근하고, 불리한 상황에서는 작은 전투부터 이기는 것이 병법인데 유리한 상황에서 작은것 하나씩을 주장하는 자는 우리편이 아닐 가능성도 있습니다.지금은 그리고 이후는 분명 아주 유리한 상황이니까요.
** 백변호사님에게 너무한 건가요? 그분은 검사장 53명 중에 여자는 한명도 없다는 말을 한 일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항상 검찰인사가 정치적중립의 핵심이라고 했고요. 유리천장에 좌절해서 새로운 권력욕을 충족시키려 민주당에 입당한 것인지는 더 두고봐야 하는게 맞는거 아닌가요?


와... 자칭 '날라리 회원'이라 하셨는데요. 아픈 와중에 참여연대 홈페이지를 그것도 개혁과제를 읽어보셨다니 저로서는 "역시 우리 회원님"이란 생각이.^^
사법감시센터에서 일하고 있고, 이번 개혁과제에 관련 부분을 준비한 터라 관심 가져주신 부분을 잘 읽어보았습니다.
검찰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에 반대하는 근거 중 하나도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지요. 그만큼 우리 '헌법'이 여러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데요. 찾아주신 반대근거는 매우 흥미롭네요. 저희도 잘 검토하겠습니다.
멋진 회원님 얼른 나으시고 계속 관심 가져주세요.^^